주택연금 vs 역모기지, 60대가 선택해야 할 것

아버지가 고민하던 두 가지 선택지

작년 여름, 아버지가 갑자기 노후자금 문제를 꺼냈다. 서울 강남 아파트 한 채가 전부인데, 월급이 끊긴 지 5년이 되니까 현금이 자꾸 모자란다는 것이었다. 그날 저녁 함께 찾아본 게 주택연금과 역모기지였다. 둘 다 집을 담보로 돈을 받는 상품인데, 생각보다 차이가 컸다. 아버지는 결국 주택연금을 선택했고, 매달 180만 원 정도를 받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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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 공사가 직접 관리하는 안정성

주택연금은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운영하는 상품이다. 집을 담보로 맡기면 평생 또는 일정 기간 동안 매달 일정액을 받는 구조다. 아버지 경우 평가액 약 9억 원인 아파트로 월 180만 원을 받기로 했다. 담보인정비율이 대략 20~25%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장 큰 장점은 평생 수령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아버지가 95세까지 산다 해도 매달 180만 원은 계속 들어온다.

국가가 보증하는 상품이니 금융회사가 망해도 상관없다. 또 세금 혜택이 있다.

받은 돈의 일부는 이자소득이지만, 원금 반환 부분은 비과세다. 실제로 아버지는 월 180만 원 중 약 120만 원이 비과세 원금이고, 60만 원 정도만 이자로 과세된다.

단점도 명확하다. 첫째, 상속이 불가능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집은 공사에 귀속된다. 그동안 받은 돈을 다 합쳐도 집값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버지 경우 현재까지 약 1,080만 원을 받았는데, 집값은 여전히 9억 원이다. 둘째, 초기 심사 과정이 길다.

아버지는 신청부터 첫 수령까지 약 2개월이 걸렸다. 셋째, 수령액이 고정되어 있어서 인플레이션에 대응이 어렵다.

지금은 월 180만 원이지만, 10년 뒤 물가는 훨씬 올라 있을 것이다.

역모기지, 은행이 취급하는 유연성

역모기지는 주택금융공사와 일반 은행이 함께 취급하는 상품이다. 주택연금보다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확산되었다. 기본 구조는 비슷한데, 담보인정비율이 주택연금보다 낮다. 같은 9억 원짜리 집이라면 역모기지로는 월 140~160만 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역모기지의 가장 큰 장점은 상속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부채가 남으면 자녀가 집을 팔아서 상환하거나, 추가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 또 수령 방식이 자유로운 편이다. 매달 받을 수도 있고, 일시금으로 받을 수도 있다. 아버지의 친구는 역모기지로 한 번에 1억 원을 받아서 치과 임플란트와 백내장 수술을 했다고 했다.

하지만 단점이 더 크다. 첫째, 수수료가 비싸다.

주택연금은 보증료 정도만 내지만, 역모기지는 중개 수수료, 감정료, 등기료 등이 들어간다. 대략 300~500만 원 정도 초기 비용이 든다.

둘째, 금리가 변동한다. 주택연금은 처음 정한 금리가 계속 유지되지만, 역모기지는 시장 금리에 따라 수령액이 달라진다.

지금 금리가 높으니 나중에 내려가면 받는 돈도 줄어든다. 셋째, 대출 한도가 낮다.

같은 집이라도 역모기지로는 주택연금보다 적게 받는다. 담보인정비율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누구에게 어떤 상품인가

주택연금은 평생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필요한 사람에게 맞다. 자녀에게 상속할 생각이 없고, 최대한 오래 살면서 계속 받을 돈이 필요하면 주택연금이다. 아버지처럼 기본적인 생활비를 충당하려는 경우 안성맞춤이다.

역모기지는 유연성과 상속을 중시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지금 당장 목돈이 필요하거나,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고 싶다면 역모기지를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초기 비용과 금리 변동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아버지 경우, 자녀 입장에서는 상속이 못 미쳐 아쉽지만, 아버지 본인은 만족해하신다. 매달 180만 원이 자동으로 들어오니 심리적 안정감이 크다고 하셨다.

자신이 몇 살까지 살 줄 모르는데, 평생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얼마나 큰 위로인지 알겠다는 말씀이었다. 결국 자신의 상황과 우선순위를 먼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두 상품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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