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깨달은 순간, 무엇부터 시작했나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된 날

작년 가을, 회사에서 퇴직한 선배를 만났다. 30년을 다닌 회사였는데 국민연금 월 수령액이 180만 원이라고 했다. 그때까지 나는 퇴직금과 국민연금만으로 충분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선배의 말을 듣고 계산기를 켰다. 만약 지금처럼 월 300만 원이 필요하다면, 180만 원으로는 120만 원이 부족하다. 그 부족분을 어떻게 채울 건지 막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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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tockSnap / pixabay

그 날 저녁부터 노후생활비 준비를 본격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첫 번째 실수, 안전성만 따져서 선택한 상품

가장 먼저 한 일은 은행에 가는 것이었다. 은행원은 정기예금을 권했다. 당시 금리가 약 4% 정도였으니까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월 100만 원씩 5년 동안 모으면 600만 원이 되고, 이자가 약 60만 원 정도 붙을 거라고 계산했다.

3개월을 그렇게 했다. 월 100만 원을 정기예금에 넣고 있었다. 그런데 6개월 뒤 친구가 물었다. “넌 왜 연금저축펀드는 안 하고 예금만 해?” 그 말에 처음 깨달았다. 내가 선택한 방법은 안전했지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실질 수익률은 훨씬 낮다는 것이다. 약 4% 금리에서 인플레이션 약 2%를 빼면, 실제로는 약 1% 정도만 남는다.

더 큰 문제는 세금이었다. 정기예금 이자에는 약 15%의 이자소득세가 붙는다. 60만 원의 이자 중 약 9만 원이 세금으로 나간다. 결국 남는 건 51만 원이었다.

연금저축펀드로 바꾼 후 알게 된 것

친구의 조언으로 연금저축펀드 계좌를 열었다. 같은 100만 원을 월 1회씩 펀드에 넣기로 했다. 처음엔 무섭기도 했다. 예금처럼 안전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차이를 알게 됐다. 연금저축펀드는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내가 월 100만 원씩 연금저축펀드에 넣으면, 연 1,200만 원을 납입한다. 이 금액의 약 16%를 세액공제받을 수 있다. 즉, 연 198만 원을 세금으로 돌려받는다. 월 16만 원 정도가 추가로 들어오는 셈이다. 정기예금에서는 이런 혜택이 없다.

지난 8개월간 연금저축펀드에 넣은 금액은 800만 원이다. 받은 세액공제는 132만 원이다. 펀드 수익률이 약 3%라서 실제 수익금은 약 30만 원이 더 생겼다. 결국 정기예금으로 했을 때보다 162만 원을 더 얻게 된 셈이다.

개인형 IRP도 동시에 시작해야 한다는 걸 늦게 알았다

연금저축펀드를 3개월쯤 하다가 또 다른 상품을 알게 됐다. 개인형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다. 이건 연금저축펀드와 비슷하지만, 추가로 중소기업 소득공제까지 받을 수 있다.

나는 개인사업자가 아니라 직장인이지만, 개인형 IRP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와 IRP를 동시에 하면, 총 납입 한도가 연 1,800만 원이다. 연금저축펀드는 1,200만 원, IRP는 6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방식은 이렇다. 월 100만 원은 연금저축펀드에, 월 50만 원은 개인형 IRP에 넣는다. 총 월 150만 원이다. 이렇게 하면 연 세액공제가 약 247만 원이 된다. 처음에 예금만 했을 때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현금흐름을 먼저 계산해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가장 먼저 해야 했던 건 현금흐름 계산이었다. 퇴직 후 실제로 얼마가 필요한지, 국민연금과 퇴직금으로 얼마를 충당할 수 있는지, 부족분은 얼마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했다.

나는 이제 이렇게 정리했다. 현재 월 지출이 300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65세부터 85세까지 20년간 필요한 생활비는 7억 2,000만 원이다.

여기에 의료비, 요양비 등 예비비 2억 원을 더하면 총 9억 2,000만 원이 필요하다. 국민연금으로 월 180만 원을 받으면 20년에 4억 3,200만 원이 나온다.

부족분은 약 4억 9,000만 원이다. 퇴직금이 2억 원이라고 하면,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할 금액은 2억 9,000만 원이다.

이 계산을 하고 나니 월 150만 원씩 저축해야 한다는 목표가 생겼다. 16년 동안 월 150만 원씩 모으면 2,880만 원이 모인다. 여기에 세액공제와 운용수익을 더하면 충분할 것 같다.

지금 시작하는 게 가장 빠르다

노후생활비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작 시점이다. 작년 가을에 깨달았던 그 부족함이 없었다면, 지금도 예금만 하고 있을 것 같다. 선배의 한 마디가 없었다면, 친구의 조언이 없었다면 지금도 나는 약 1%의 실질 수익률로 돈을 모으고 있을 것이다.

지금 당신이 30대라면, 20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 40대라면 10년이다. 그 시간 동안 월 100만 원을 어디에 넣느냐에 따라 노후가 완전히 달라진다. 나처럼 실수하지 말고, 먼저 자신의 현금흐름을 계산하고, 연금저축펀드와 개인형 IRP를 동시에 시작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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