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소득 세금, 받기 전에 계산해봤어야 했던 것들

연금 찾기 전까지 세금이 있다는 걸 몰랐다

지난해 10월,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 처리를 시작했다. 그동안 들어놓은 연금저축과 개인연금 통장을 정리하려고 보니 세금 계산이 복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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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yangzuming7777 / pixabay

은행 직원한테 물어봤더니 “찾을 때 세금이 떨어진다”고 했는데, 그 말의 무게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실제로 통장에 들어온 금액을 보고 나서야 ‘아, 이게 진짜 세금이구나’ 싶었다.

연금저축에서 찾은 800만 원 중에 세금과 지방소득세로 약 96만 원이 빠졌다. 생각보다 훨씬 컸다.

연금소득 세금의 기본 구조, 직접 계산해보니

연금소득세는 일반소득과 다르게 분리과세 방식으로 적용된다. 연금저축에서 나오는 소득에는 연금소득세 3.3~약 5% 구간이 붙고,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가 추가된다.

내가 받은 800만 원은 5년 미만 단기 해지였기 때문에 약 5% 기본세율이 적용됐다. 세금만 44만 원, 지방소득세 4.4만 원, 농어촌특별세 1.32만 원까지 포함되니까 총 49.72만 원이 나갔다는 계산이 나왔다.

실제로는 96만 원이 빠졌으니 뭔가 더 있다는 뜻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신용카드 수수료와 기타 부과금이 섞여 있었다.

가장 놀라웠던 건 연금소득세가 누진세가 아니라는 점이다. 100만 원을 받으나 1,000만 원을 받으나 같은 세율이 적용된다. 대신 받는 시점과 기간에 따라 세율이 달라진다. 5년 이상 정기적으로 받으면 약 3%로 내려가고, 5년 미만 일시금으로 받으면 약 5%가 붙는다. 내가 일시금으로 받았으니 당연히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된 것이다.

연금을 나눠서 받으면 세금이 달라진다

2026년 지금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보니, 한 번에 다 찾지 말고 나눠서 받는 방법도 있었다. 연금저축을 55세 이후부터 5년 이상 나눠서 받으면 연금소득세가 약 3%로 내려간다.

내 경우 800만 원을 한 번에 받으면서 약 5%를 물었는데, 만약 160만 원씩 5년에 걸쳐 받았다면 약 3%만 적용됐을 것이다. 같은 금액을 받아도 세금이 352만 원 정도 줄어든다는 뜻이다.

다만 이 방법도 함정이 있다. 5년 이상 정기적으로 받으려면 55세 이후에 신청해야 하고, 한 번 정기수령으로 설정하면 도중에 바꾸기 어렵다.

또 연금저축과 개인연금, IRP 등 상품별로 규칙이 조금씩 다르다. 개인연금은 10년 이상 받을 수도 있고, 연금저축은 최대 25년까지 받을 수 있다.

받는 기간이 길수록 같은 금액을 더 오래 나눠 받으니 매년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세금을 미리 계산해야 실제 받을 금액을 알 수 있다

내가 가장 후회한 건 받기 전에 세금을 제대로 계산하지 않은 것이다. 은행에서 주는 통장 잔액만 봤지, 거기서 얼마나 빠질지 미리 생각하지 않았다. 만약 미리 알았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일부는 연금저축에서 받고, 일부는 개인연금에서 나눠서 받는 식으로 세금을 분산할 수도 있었다.

연금소득세 계산은 간단한 공식이다. (받는 금액 × 세율) + (받는 금액 × 세율 × 10%) = 총 세금.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약 5% 세율로 받으면 550만 원 + 55만 원 = 605만 원이 빠진다. 받는 금액이 크면 클수록 이 차이가 눈에 띈다.

2,000만 원을 받으면 세금만 220만 원이 나간다. 미리 이 숫자를 보고 나면 어떻게 받을지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연금소득과 다른 소득이 섞이면 더 복잡해진다

연금소득세는 분리과세라서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는다. 하지만 연금소득이 여러 개면 얘기가 달라진다. 연금저축, 개인연금, IRP에서 동시에 받으면 각각 따로 세금이 붙는다. 내 경우 연금저축 800만 원에서 96만 원이 빠졌는데, 만약 개인연금까지 더했다면 더 복잡했을 것이다.

또 하나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기초공제액이다. 연금소득이 1,200만 원 이하면 기초공제 1,2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즉 1,200만 원까지는 세금이 없다. 하지만 1,200만 원을 초과하면 초과분에만 세금이 붙는다.

내가 800만 원을 받았으니 세금이 없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세금이 붙었다는 건 뭔가 잘못된 거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은행에서 미리 떼는 선납 방식이었고, 나중에 세금신고를 다시 하면 환급받을 수 있다고 했다.

세금 환급받으려면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연금소득세를 미리 떼고 받은 후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면 환급받을 수 있다. 내 경우 1,200만 원 기초공제 범위 내에 있었으니 떼인 세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걸 알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 처음엔 그냥 세금을 뺀 금액이 내가 받을 금액이라고 생각했다.

세금 환급을 받으려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신고를 해야 한다. 연금소득을 받은 해의 다음 해 5월 31일까지 신고하면 환급신청을 할 수 있다. 나는 2026년에 연금을 받았으니 2026년 5월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면 6월 말쯤 환급금이 통장에 들어온다. 96만 원이 돌아오는 것과 안 오는 것은 큰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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