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보험 가입 전에 체크해야 할 7가지, 직접 알아본 것들

작년 봄, 연금보험 상담받으러 가면서 느낀 것

작년 4월, 회사 동료가 연금보험 가입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날 저녁에 나도 괜히 보험사 앱을 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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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yangzuming7777 / pixabay

화면에 떠있는 월 납입금 시뮬레이션을 보다가 한 가지 깨달았다. 나는 지금 가입하는 게 맞는지, 언제가 적절한 시기인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 주말에 가까운 보험사 창구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 30분 상담 후에 나온 것은 팜플렛 3장과 ‘생각해보고 연락주세요’라는 말뿐이었다.

상담사는 친절했지만, 내 상황에 맞는 상품이 뭔지는 여전히 불명확했다. 그날부터 직접 찾아보기로 했다.

언제 가입하는 게 유리한가

연금보험 가입 시기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일찍 시작할수록 월 납입금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60세에 월 300만 원을 받으려면, 30대에 시작하는 경우 월 납입금이 40대에 시작하는 경우보다 훨씬 적다. 같은 목표 연금액을 받으려면 시간이 길수록 유리한 구조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연금보험은 납입 기간 동안 돈을 쓸 수 없다. 내가 상담받을 때 상담사가 언급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30년을 납입하는 동안 긴급자금이 필요하면 해약해야 하고, 해약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그래서 가입 시기는 단순히 ‘빠를수록 좋다’가 아니라 ‘지금 당장 30년 이상 납입할 여유가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확인해야 할 7가지 체크리스트

1. 현재 월급 중 얼마를 납입할 수 있는가

연금보험의 월 납입금은 보통 10만 원대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뭔지 아는 것이 첫 단계다.

나는 작년에 월급의 10%를 기준으로 생각해봤다. 월급이 300만 원이면 월 30만 원 정도.

이 금액을 30년 동안 놓칠 수 있는가. 아이 교육비, 주택자금, 긴급 상황까지 고려했을 때 정말 가능한 금액인가.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2. 현재 다른 퇴직 자산이 얼마나 있는가

연금보험만으로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사람은 드물다. 국민연금이 있고, 회사 퇴직금이 있고, 개인적으로 모은 적금이나 펀드가 있을 수 있다.

내 경우 국민연금 예상액이 월 150만 원 정도였다. 그렇다면 추가로 필요한 금액이 뭔지 역산해야 한다.

60세 이후 월 500만 원이 필요하다면, 국민연금 150만 원을 뺀 350만 원을 연금보험으로 채울지, 아니면 다른 상품으로 나눌지 결정해야 한다. 이미 있는 자산을 무시하고 연금보험에만 집중하면 과도하게 납입할 수 있다.

3. 해약했을 때 손실이 얼마나 되는가

연금보험은 중도 해약 시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상품마다 다르지만, 5년 이내 해약 시 납입금의 80~90% 정도만 돌려받는 경우가 많다.

상담받을 때 이 부분을 명확히 물어봤다. 상담사는 ‘보통 5년 이후부터는 손실이 적어집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5년 이후 손실률이 정확히 몇 %인지 알아야 한다. 10년 차에는 몇 %인지.

이 정보가 없으면 긴급 상황에서 해약할 때 얼마나 손해 보는지 예측할 수 없다.

4. 보증 수익률이 얼마나 되는가

연금보험은 크게 정액형과 변액형으로 나뉜다. 정액형은 매달 정해진 금액을 받는 상품이고, 변액형은 펀드 운용 성과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정액형이라면 보증 수익률을 확인해야 한다. 보통 1~3% 정도인데, 이 수익률이 높을수록 좋다.

변액형이라면 수수료를 봐야 한다. 펀드 운용 수수료, 보험료, 기타 수수료를 합쳤을 때 연 1% 이상 나가면 장기 수익성이 떨어진다.

상담사가 ‘수익률은 변동합니다’라고만 말하면 더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한다.

5. 세제 혜택이 정말 있는가

연금보험 중 일부는 세액공제 혜택이 있다. 연금저축 상품이 그렇다.

연간 400만 원까지 납입하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연금보험이 이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일반 개인연금보험은 세액공제가 없다. 상품명만 보고 ‘연금보험이니까 세액공제가 있겠지’라고 가정하면 안 된다.

계약 전에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나는 이 부분을 놓쳤다가 나중에 세무사에게 물어봐서 알게 됐다.

6. 보험료 외에 다른 비용이 있는가

연금보험은 보험료를 내는 것 외에 숨겨진 비용이 있을 수 있다. 계약 수수료, 적립금 관리비, 펀드 환매 수수료 등. 상담받을 때 ‘월 30만 원만 내면 됩니다’라는 설명만 들으면 다른 비용이 있는지 놓치기 쉽다. 계약서를 받았을 때 ‘비용’ 항목을 꼼꼼히 읽어야 한다. 상담사에게 ‘이 외에 또 내야 할 비용이 있는가’라고 직접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7. 계약 후 변경이 가능한가

인생은 예측 불가능하다. 지금은 월 30만 원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해도 5년 뒤에 상황이 바뀔 수 있다. 그럴 때 납입금을 줄일 수 있는가. 납입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가. 이런 변경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수수료가 얼마나 드는지 미리 알아두면 좋다. 내가 상담받을 때는 이 질문을 하지 않았다. 나중에 알아보니 상품마다 규정이 달랐다.

직접 확인해본 후의 결정

7가지를 모두 체크한 후에야 내 상황에 맞는 상품이 보였다. 내게 필요한 것은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연금저축이었다.

월 30만 원 정도가 감당 가능한 금액이었다. 보증 수익률이 약 1% 정도인 정액형이 변액형보다 나았다.

해약 시 손실을 고려해서 최소 10년 이상 납입할 여유가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모든 조건을 맞춘 후에야 계약했다.

지금 가입 시기가 맞는지, 어떤 상품이 맞는지는 이 7가지를 하나하나 확인해야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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