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손으로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를 열다
작년 8월 말, 다니던 회사를 정리하고 나서 처음 국민연금 수령액을 조회해봤다. 회사 다닐 때는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돈이라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홈페이지에 로그인하고 ‘수령액 조회’를 클릭했을 때 나온 숫자를 보고 한 10초는 멍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었기 때문이다.
그 후 3주일간 국민연금 관련 자료를 뒤져가며 ‘왜 이 정도밖에 안 나오지’를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게 많다. 수령액이 단순히 ‘낸 돈 × 기간’이 아니라는 것, 수령 시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것, 그리고 내가 놓친 부분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수령액은 어떻게 정해지나
국민연금 수령액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는 가입 기간이고, 둘째는 평균 소득월액이다. 내가 놓친 부분도 여기였다.
가입 기간은 단순하다. 직장에 다니면서 국민연금에 가입한 개월 수를 센다. 내 경우 지난 12년간 한 번도 빠진 달이 없어서 144개월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평균 소득월액이다. 국민연금공단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기준으로 당신의 소득을 추정한다. 실제 연봉이 얼마든 상관없다. 보험료를 낸 기록만 본다는 뜻이다.
나는 지난 10년간 월 30만 원대 후반의 보험료를 냈다. 이를 역산하면 월 소득이 약 200만 원 수준으로 기록된다. 실제 연봉은 그보다 높았지만,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상관없는 일이다. 기록된 소득을 바탕으로만 수령액이 결정된다.
수령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금액
더 놀라운 건 수령 시점이다. 국민연금은 만 60세부터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받는 시점을 미루거나 앞당기면 수령액이 달라진다.
내 경우를 예로 들면, 만 60세에 받으면 월 약 85만 원이다. 그런데 만 65세까지 5년을 미루면 월 약 142만 원이 된다. 5년 미루는 것만으로 67% 가까이 올라간다. 반대로 만 55세에 미리 받으려고 하면 월 약 60만 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게 왜 중요한가. 단순히 ‘오래 받는 게 낫다’는 계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3개월간 여러 시나리오를 계산해본 결과, 개인의 건강 상태, 다른 소득 유무, 필요한 시점이 모두 다르다는 걸 알았다. 누군가는 60세에 받는 게 맞고, 누군가는 65세까지 기다리는 게 맞다.
내가 실제로 계산한 방법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에서 직접 조회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 로그인 후 ‘수령액 조회’를 누르면 각 수령 시점별 월액이 나온다. 내 경우 60세, 61세, 62세, 63세, 64세, 65세 기준으로 여섯 개의 숫자가 떴다.
그 다음은 단순 계산이다. 예를 들어 60세부터 받으면 월 85만 원이라고 하자. 이를 12개월 곱하면 연 1,020만 원이다. 이걸 기대 수명까지 받는다고 가정하면 총액이 나온다. 나는 기대 수명을 85세로 잡았다. 그럼 60세부터 25년간 받는 셈이다. 85만 원 × 12개월 × 25년 = 2억 5,500만 원이다.
65세부터 받는 경우는 어떨까. 월 142만 원 × 12개월 × 20년 = 3억 4,080만 원이다. 5년을 미루는 것만으로 8,500만 원이 더 나온다. 물론 이건 85세까지 살 때의 계산이다. 80세에 돌아가신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세금도 빠져나간다는 걸 깨달은 시점
조회한 수령액이 실제로 받는 금액은 아니다. 여기서 세금이 빠진다. 국민연금 수령액에서는 소득세와 지방소득세가 부과된다. 대략 약 3% 정도가 빠진다고 보면 된다.
내 경우 월 85만 원이라고 했을 때, 실제로는 약 82만 원 정도가 입금된다. 3만 원이 빠진다는 뜻이다. 연 36만 원이다. 이것도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특히 다른 소득이 있으면 세율이 올라갈 수 있다.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현실
지난 3주간의 계산을 정리하면서 느낀 건, 국민연금만으로 노후를 준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내 경우 월 82만 원 정도다. 이걸로 생활비를 충당하려면 매우 절약해야 한다.
때문에 국민연금 수령액을 정확히 파악하는 건 중요하다. 자신이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알아야 부족한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연금저축, 퇴직금, 자산 운용 등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뜻이다.
계산 후 실제로 한 행동
수령액을 정확히 파악한 후, 나는 두 가지를 결정했다. 첫째는 65세까지 수령을 미루기로 한 것이다. 현재 다른 소득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므로, 가능하면 국민연금은 늦게 받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둘째는 개인연금저축을 추가로 시작한 것이다. 월 50만 원씩 넣기로 했다.
이 두 결정이 맞는지는 10년 뒤에나 알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지금은 자신의 수령액을 정확히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다음 단계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