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이 다르다

지난해 12월, 회사에서 퇴직연금 운용 방식을 바꾸라는 공지가 떨어졌다. 나는 그제야 지난 8년간 회사에 모아둔 퇴직연금이 정확히 뭔지, 개인연금과 어떻게 다른지 진지하게 알아봤다. 결과는 충격이었다. 같은 금액을 같은 기간 같은 수익률로 운용해도 손에 남는 돈이 달랐기 때문이다.

두 연금, 출발선부터 다르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돈이 모이는 방식부터 완전히 다르다. 퇴직연금은 회사가 직원 월급의 약 약 8%를 의무적으로 납입한다. 내가 월급 400만 원을 받으면 회사가 매달 약 33만 원을 내 퇴직연금 계좌에 집어넣는 것이다. 개인연금은 전혀 다르다. 내가 스스로 얼마를 낼지 결정한다. 월 10만 원일 수도, 월 100만 원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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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Annie Spratt / unsplash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직장을 다니는 동안 개인연금에 월 30만 원을 넣는 사람과 퇴직연금에만 의존하는 사람을 비교하면, 20년 후 모인 금액이 완전히 달라진다. 퇴직연금은 강제로 모아지지만, 개인연금은 ‘내가 얼마나 진지한가’에 따라 결과가 결정된다.

세금 처리에서 갈리는 길

작년 3월, 나는 개인연금저축 가입을 고민하다가 세무사에게 물었다. “같은 금액을 10년 모으면 세금이 얼마나 다르냐”고. 답변은 명확했다.

퇴직연금은 회사가 내는 돈이므로 내 소득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 과정에서 세금을 내지 않는다. 하지만 받을 때는 다르다.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낸다. 받는 금액에 따라 3~40%까지 떨어져 나간다. 1억 원을 받으면 약 1,500만 원에서 2,000만 원이 세금으로 나간다는 뜻이다.

개인연금은 반대다. 낼 때는 세액공제를 받는다. 월 30만 원을 1년 동안 납입하면(연 360만 원) 약 54만 원을 세금에서 돌려받는다. 하지만 받을 때는 연금소득세를 낸다. 다만 퇴직연금보다는 낮다. 보통 3~약 5% 정도다.

실제 계산을 해보니 차이가 컸다. 20년간 월 30만 원씩 개인연금에 넣으면 약 7,200만 원이 모인다. 세액공제로 받은 돈까지 합치면 약 1,080만 원을 더 절약한 셈이다. 하지만 받을 때 연금소득세를 내면 약 400만 원이 빠진다. 최종 손에 쥐는 금액은 약 7,880만 원이다.

같은 기간 퇴직연금만 의존했다면? 월 33만 원(회사 납입)이 모여 약 7,920만 원이 된다. 하지만 일시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로 약 1,600만 원이 빠진다. 손에 쥐는 금액은 약 6,320만 원이다. 개인연금이 약 1,560만 원을 더 남긴다.

언제 찾느냐가 또 다른 변수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은 찾을 수 있는 시기도 다르다. 퇴직연금은 회사를 그만둬야 찾을 수 있다. 개인연금은 55세 이후부터 찾을 수 있다(연금저축은 10년 이상 가입 후). 하지만 중도에 급할 때는 어떻게 될까.

퇴직연금은 중도에 인출하기가 어렵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은 거의 불가능하다. 퇴직 후에도 여러 제약이 있다. 개인연금은 더 엄격하다. 약정 기간이 끝나기 전에 찾으면 세금 페널티를 받는다. 월 30만 원씩 모은 개인연금을 5년 만에 찾으려고 하면 약 10%의 추가세가 붙는다.

그래서 결국 두 연금 모두 ‘오래 묵혀둬야 하는 돈’이다. 이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퇴직연금은 회사를 그만둘 때 자동으로 정산되지만, 개인연금은 내가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

결국 어떤 선택을 할까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직장을 다니는 동안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함께 가져가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퇴직연금은 회사가 강제로 모아주니까 손 안 댄다. 개인연금은 월 20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를 꾸준히 넣는다. 세액공제 혜택도 받고, 손에 쥐는 금액도 더 많아진다.

만약 이미 직장을 그만둔 상태라면 개인연금에 집중하는 게 낫다. 세금 처리가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을 받았다면 그 돈의 일부를 개인연금으로 옮기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연금은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삶’을 결정한다. 같은 금액을 모으더라도 어떤 상품에 넣는지, 언제 꺼내는지에 따라 손에 남는 돈이 천만 원대로 달라진다. 그래서 미리 알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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