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지난 겨울 주택연금 상담을 받아왔다. 서울 강남 아파트 한 채, 시세 8억 원대. 매달 얼마나 받을 수 있냐는 게 핵심이었다. 그 자리에서 제가 물어본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아직 가입을 앞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들입니다.
주택연금으로 실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얼마나 될까요?
이게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입니다. 엄마 경우 8억 원짜리 아파트로 월 300만 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이건 주택가격평가액 기준이고, 실제로는 그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2026년 기준 주택연금 수령액은 주택 가치, 나이, 성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60대 초반이면 주택가격의 3~4% 정도를 매년 받는 셈인데, 이건 은행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직접 계산해보려면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봐야 정확합니다.
중요한 건 이 금액이 평생 고정된다는 거예요. 물가가 올라도 받는 금액은 같습니다. 그래서 20년, 30년이 지나면 구매력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생각해둬야 합니다.
집값이 떨어지면 어떻게 되나요?
이건 엄마가 가장 걱정했던 부분입니다. 지금 8억 원인데 5년 뒤 6억 원으로 떨어지면? 이미 받은 돈은 돌려줘야 하는 건 아닐까.
다행히 그렇지 않습니다. 주택연금은 한 번 가입하면 집값이 떨어져도 받는 금액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대신 채무가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월 300만 원을 5년간 받으면 1억 8천만 원을 빌린 셈인데, 집값이 6억 원으로 떨어졌을 때 집을 팔면 약 4억 2천만 원만 남게 되는 거죠.
그래도 채무가 집값을 초과하지 않으면 괜찮습니다. 문제는 극단적으로 집값이 폭락했을 때인데, 이 경우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손실을 보전해주는 보증이 있습니다. 그 대신 가입할 때 보증료를 내야 하고, 이게 월 수령액에서 빠집니다.
자식들한테 집을 물려줄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 아닌가요?
맞습니다. 이게 주택연금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집은 은행 소유가 되고, 자식들은 남은 금액만 받게 됩니다.
엄마 경우 현재 자식 3명이 있습니다. 만약 지금 가입해서 15년을 더 산다면 약 5억 4천만 원을 받게 되는데, 집값이 그대로 8억 원이라면 자식들이 받을 건 약 2억 6천만 원입니다. 그 차이는 은행이 가져갑니다.
다만 이걸 다르게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노후자금이 부족해서 자식들한테 손을 벌려야 한다면, 차라리 집을 활용해서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거죠. 상속보다 현재의 삶의 질이 중요하다면 고려해볼 만합니다.
주택연금 대신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면 안 될까요?
이것도 많이 나오는 질문입니다. 8억 원짜리 집을 담보로 3억 원을 빌려서 전세를 들어가는 방식 말이에요.
문제는 금리입니다. 2026년 기준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연 4~5% 정도인데, 월 수령액으로 따지면 주택연금이 훨씬 유리합니다. 게다가 전세자금대출은 5년마다 갱신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금리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차이는 상환 의무입니다. 전세자금대출은 언젠가는 돌려줘야 하지만, 주택연금은 평생 받습니다. 노후에 대출금을 갚을 여유가 없다면 주택연금이 더 현실적입니다.
가입 후 마음이 바뀌면 취소할 수 있나요?
가능하지만 손해를 봅니다. 가입 후 1년 이내에 취소하면 받은 돈을 다 돌려줘야 합니다. 1년이 지나면 일부만 돌려줄 수 있지만, 이미 받은 금액이 크다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입 전에 충분히 생각해야 합니다. 엄마는 3개월간 고민했어요. 실제로 이 돈으로 생활할 수 있을지, 다른 자산은 충분한지, 건강 상태는 어떤지 등등.
주택연금과 기초연금을 함께 받으면 기초연금이 깎이나요?
이건 중요한 부분입니다. 주택연금 수령액이 기초연금 산정 시 소득으로 인정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합니다. 정확한 규칙이 복잡해서 직접 주민센터나 국민연금공단에 물어보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엄마는 현재 기초연금을 받고 있지 않아서 이 부분이 문제가 안 됐지만, 만약 기초연금을 받고 계신다면 가입 전에 꼭 확인해야 할 사항입니다. 주택연금으로 월 300만 원을 받으면서 기초연금이 깎여서 받는 돈이 줄어들 수도 있거든요.
결국 주택연금은 선택지이지 정답이 아닙니다. 집이 있고 노후자금이 부족하다면 고려해볼 수 있는 방법이지만, 상속을 중시하거나 집값 변동을 우려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판단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