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를 만들면서 깨달은 것
작년 11월에 IRP 계좌를 개설했다. 그전까지는 연금저축펀드만 들고 있었는데, 퇴직 후 세금 혜택을 제대로 받으려면 IRP가 필수라는 걸 알게 됐다. 은행 앱에서 신청서 몇 장 작성하고 3일 뒤 계좌가 나왔다. 그런데 계좌가 생긴 뒤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처음 한 달간 뭔가 자꾸 놓치는 게 있었다.
IRP 계좌를 개설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개설 직후 확인해야 할 것들이 꽤 많다. 특히 세금 혜택을 제대로 받으려면 첫 달이 중요하다.
계좌 개설 후 첫 주에 해야 할 것
IRP 계좌가 나온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약정 서류를 다시 읽는 것이었다. 은행에서 보낸 메일에 약 15페이지 분량의 계약서가 있었는데, 대부분 법률 조항이라 처음엔 건너뛰려고 했다. 하지만 세 번째 페이지에 ‘운용 방식 선택’ 항목이 있었고, 그게 나중에 세금 혜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았다.
첫 번째는 운용 지시 방식을 확인하는 것이다. IRP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추천하는 상품으로 자동 운용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직접 펀드나 주식을 고르는 방식이다. 나는 처음부터 직접 고르는 방식으로 선택했는데, 이게 더 많은 수익률 선택지를 준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두 번째는 첫 입금 시점을 정하는 것이다. 세액공제는 해당 연도 입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내가 작년 11월에 계좌를 만들었을 때, 12월에 300만 원을 입금했는데, 이게 작년 세액공제에 포함됐다. 만약 1월에 입금했다면 올해 세액공제가 됐을 것이다. 세액공제 한도가 1,800만 원이므로, 연말 남은 기간에 얼마나 더 입금할 수 있을지 계산해야 한다.
개설 후 1개월 동안 확인할 것
계좌가 활성화된 지 한 달 뒤, 첫 거래 명세서를 받았다. 그때부터 몇 가지를 더 점검했다.
첫 번째는 수수료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은행에서 제공하는 IRP는 보통 연 0.3~약 0% 정도의 관리 수수료가 붙는다. 증권사는 더 저렴할 수 있지만, 거래 수수료가 추가로 붙을 수 있다. 내가 은행 IRP를 선택한 이유는 월 30만 원 정도씩 꾸준히 입금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자주 거래하지 않으면 증권사의 거래 수수료가 더 클 수 있다.
두 번째는 세액공제 신청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세액공제는 자동으로 되지 않는다.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할 때 직접 신청해야 한다. 작년에 입금한 300만 원의 경우, 올해 5월에 신고할 때 영수증을 첨부해야 했다. 세액공제율은 입금액의 12~15% 정도인데, 내 경우 약 45만 원 정도를 돌려받았다.
세 번째는 펀드 운용 수익률을 확인하는 것이다. 이건 선택사항이지만, 입금한 돈이 제대로 불고 있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내가 입금한 300만 원은 처음 3개월간 약 약 2% 수익을 냈다. 연 환산하면 약 11% 정도인데, 이건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은행 IRP vs 증권사 IRP, 실제로 다른 부분
IRP를 개설할 때 가장 고민이 많던 부분이 은행을 선택할지 증권사를 선택할지였다. 직접 경험해본 것과 알아본 것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은행 IRP는 상품 선택이 제한적이다. 보통 은행에서 운용하는 펀드 10~20개 정도만 고를 수 있다.
대신 관리 수수료가 연 0.3~약 0%로 고정되어 있고, 거래 수수료는 없다. 내가 은행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월 30만 원씩 꾸준히 입금할 계획이었으므로, 거래 수수료가 없는 게 유리했다. 또한 은행 앱에서 쉽게 입금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증권사 IRP는 반대다. 수천 개의 펀드와 ETF, 주식까지 고를 수 있다. 운용의 자유도가 훨씬 높다. 하지만 거래할 때마다 수수료가 붙는다. 보통 주식 거래는 0.015~약 0%, 펀드 거래는 0.1~약 0% 정도다. 자주 거래하는 사람이라면 이 수수료가 누적되면 꽤 클 수 있다.
내가 개설 후 1개월 동안 느낀 가장 큰 차이는 선택지의 폭이었다. 은행 IRP에서 내가 고를 수 있는 펀드는 약 15개였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이 수익률 추이가 비슷했다. 증권사 IRP였다면 훨씬 다양한 자산배분이 가능했을 것 같다. 하지만 초보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적은 게 오히려 결정을 쉽게 만들어주기도 했다.
개설 후 3개월 뒤 알게 된 것
IRP를 개설한 지 3개월이 지났을 때, 몇 가지를 더 깨달았다.
첫 번째는 입금 시기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11월에 300만 원, 12월에 400만 원, 1월에 300만 원을 입금했는데, 각 시기의 수익률이 다르게 나타났다.
11월 입금분이 3개월 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1월 입금분은 아직 손익분기점을 못 넘었다. 이건 단순히 시간이 지나서라기보다는, 입금 시점의 시장 상황이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정기 입금 설정이 편하다
세 번째는 세금 혜택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IRP 개설 전에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
지금 생각해보면, IRP 개설 전에 몇 가지를 미리 알았으면 더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연간 입금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세액공제 한도가 1,800만 원이므로, 연 1,800만 원을 목표로 입금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만큼 여유가 있는 건 아니다. 내 경우 월 30~40만 원 정도씩 입금할 수 있었으므로, 연 400만 원 정도가 현실적이었다. 이걸 미리 계획했으면 입금 시기를 더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은행과 증권사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나는 은행을 선택했지만, 증권사가 더 나을 수도 있었다. 입금 빈도, 운용 방식, 수수료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한 후 선택하는 게 좋다.
세 번째는 세금 신고 준비를 미리 하는 것이다. 입금 영수증을 잘 보관해두고, 매달 입금 내역을 따로 기록해두는 게 좋다. 다음 해 5월 세금 신고할 때 훨씬 편하다.
지금 생각하는 것
IRP를 개설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현재까지 누적 입금액은 약 1,000만 원이고, 수익률은 약 약 3%다.
연 환산하면 약 약 6% 정도인데, 이건 나쁘지 않은 수익률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수익률보다 꾸준히 입금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달 30~40만 원씩 입금하는 게 습관이 되니까, 노후 자금이 쌓이고 있다는 실감이 난다. 그리고 세액공제로 받는 돈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알았으므로, 더 열심히 입금할 이유가 생겼다.
다음 연말에는 입금액을 월 50만 원까지 늘려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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