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에 처음 연금저축펀드를 샀다. 은행원이 권한 상품을 별 생각 없이 가입했는데, 3개월 뒤 통장을 보니 수수료가 생각보다 많이 빠져 있었다. 그제야 ‘아, 이 상품들이 다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연금저축, 개인형 IRP, 변액보험을 직접 비교해보니 선택 기준이 훨씬 명확해졌다.
세 가지 사적연금, 무엇이 다를까
사적연금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연금저축펀드, 연금저축보험, 개인형 IRP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세금 혜택, 수수료, 인출 조건이 전혀 다르다.

내가 처음 헷갈렸던 부분은 ‘다 같은 연금저축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연금저축펀드와 연금저축보험은 수익 구조부터 다르다. 펀드는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서 수익을 노린다. 보험은 정해진 이율로 목돈을 모으는 개념에 가깝다.
연금저축펀드, 수익성은 높지만 손실도 함께
연금저축펀드는 월 5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세액공제는 월 납입액의 약 13%를 받는다. 즉, 월 50만 원을 넣으면 연 약 79만 원을 세금에서 돌려받는 셈이다.
내가 가입한 상품은 국내 주식펀드 혼합형이었다. 작년 한 해 수익률은 약 7%였다. 나쁘지 않은 성과였는데, 문제는 수수료였다. 펀드 운용비가 연 약 0%, 판매 수수료가 약 0%였다. 결국 순수익은 약 6% 정도였다.
펀드의 장점은 수익성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복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단점은 손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작년처럼 좋은 해도 있지만, 금리 인상기에는 마이너스 수익도 경험했다.
연금저축보험, 안정성을 택한 대신 수익률은 낮다
연금저축보험은 보험사에서 정해진 이율로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월 100만 원까지 납입 가능하고, 세액공제율은 약 13%로 펀드와 같다.
내 친구가 가입한 상품은 연 이율 약 2%였다. 펀드의 약 7%보다 훨씬 낮지만, 그 대신 손실이 없다. 10년을 넣으면 정확히 얼마가 나올지 미리 알 수 있다. 금리가 높은 시기에 가입하면 더 좋은 이율을 받을 수 있다.
보험의 장점은 예측 가능성이다. 변동성이 없어서 심리적 부담이 적다. 단점은 인플레이션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점이다. 연 약 2% 이율로는 20년 뒤 물가 상승을 감당하기 힘들다.
개인형 IRP, 자유도가 가장 높은 대신 관리가 필요하다
개인형 IRP는 연금저축펀드와 연금저축보험을 한 계좌에서 섞어 쓸 수 있는 상품이다. 월 300만 원까지 납입 가능하고, 세액공제는 약 16%다.
내가 2월에 IRP를 새로 개설했을 때 가장 놀란 부분은 자유도였다. 펀드 10개, 보험 2개, 예금 1개 등 여러 상품을 한 계좌 안에서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다. 나는 공격적인 펀드 60%, 안정적인 보험 30%, 현금 10%로 구성했다.
세액공제가 약 16%로 가장 높은 이유는 IRP가 퇴직금 대체 기능도 하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나 자영업자들이 많이 쓰는 상품이다. 단점은 관리 복잡도다. 여러 상품을 조합하다 보니 수수료도 여러 개가 발생한다.
결국 누구에게 어떤 상품이 맞을까
연금저축펀드는 월 소액을 꾸준히 모으면서 수익을 기대하는 직장인에게 좋다. 내처럼 월 50만 원 정도를 자동이체로 넣고 싶다면 충분하다.
연금저축보험은 손실이 두려운 사람, 금리가 높은 지금 당장 이율을 고정하고 싶은 사람에게 맞다. 60대 이상이라면 더욱 보험을 고려할 만하다.
개인형 IRP는 여유 자금이 많거나 여러 소득원이 있는 사람에게 맞다. 프리랜서라면 IRP가 거의 필수다. 다만 처음 가입할 때 상품 구성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작년 10월 그 순간으로 돌아가면, 나는 조금 더 천천히 선택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세 상품의 차이를 알게 되어서, 앞으로 추가 자금을 어디에 넣을지 명확하다. 사적연금은 장기 상품이니까, 서두르기보다 이해하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