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 개설 첫날, 은행과 증권사 중 고른 이유

지난 3월, 사업소득이 생기면서 IRP를 찾게 됐다

프리랜서로 일한 지 2년차인 2026년 3월, 국민연금이 없다는 현실이 갑자기 와닿았다. 은행에서 연금 상담원을 만났고 IRP라는 계좌 이름을 처음 들었다.

a dog laying on the floor next to a couch
Photo by Johnny OP / unsplash

그날 오후 집에 와서 세 곳의 기관 수수료 표를 나란히 펼쳐놨다. 은행 A, 증권사 B, 보험사 C.

각각의 수수료율을 계산기로 두드렸다. 월 200만 원을 넣는다고 가정했을 때 연 단위로 얼마나 깎이는지 봤다.

그 계산이 이 글의 출발점이 됐다.

은행 IRP vs 증권사 IRP, 수수료로 본 차이

가장 먼저 확인한 건 운용보수다. 은행 A의 일반 적립식 상품은 연 약 0% 정도였다.

같은 금액을 증권사 B에 넣으면 약 0%였다. 연 200만 원 × 12개월 = 2400만 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은행은 연 12만 원, 증권사는 3만 6000원이 빠진다.

1년이면 8만 4000원 차이, 10년이면 84만 원 차이가 난다. 작은 숫자처럼 보이지만 복리로 계산하면 더 커진다.

그 다음은 계좌유지비였다. 은행 A는 월 1000원, 증권사 B는 무료였다. 월 1000원은 연 1만 2000원이다. 10년이면 12만 원이다. 수수료와 합치면 은행으로 10년 가면 96만 원, 증권사로 가면 36만 원이 빠진다. 60만 원 차이다.

증권사를 선택한 건 ETF 때문이었다

수수료만 보면 증권사가 확실히 유리했다. 하지만 선택의 결정 요소는 따로 있었다.

은행 A의 상품 라인업은 정기예금(연 약 3%), 적금(연 약 3%), 펀드 3종류뿐이었다. 증권사 B는 ETF 400개 이상을 IRP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었다.

나는 미국 S&P500 ETF, 배당 ETF, 채권 ETF를 섞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었다. 은행의 펀드는 수수료가 1.5~2% 수준이었고, ETF는 0.05~약 0% 정도였다.

펀드와 ETF의 수수료 차이만 해도 연 1.5~2%가 난다.

결국 증권사 B로 IRP를 개설했다. 첫 입금액은 200만 원이었다. 계좌 개설부터 입금까지 3일이 걸렸다. 온라인으로 신청하고 신분증 사본 제출, 세금 관련 서류 1장. 생각보다 간단했다.

세제혜택은 어디서나 같지만, 계산은 직접 해야 한다

IRP의 가장 큰 장점은 세제혜택이다. 연 400만 원까지 납입금의 약 13%를 세액공제받을 수 있다. 즉, 400만 원을 넣으면 52만 8000원을 돌려받는다. 이건 은행이든 증권사든 보험사든 동일하다. 어느 기관을 선택해도 국가가 주는 혜택은 같다.

하지만 그 이후의 운용 수익은 다르다. 내가 증권사를 선택한 이유는 결국 이것이다.

세제혜택 52만 8000원을 받고, 그 돈이 10년 동안 더 많이 불어나는 곳을 고르는 게 맞다. 은행에서 연 약 3% 적금으로 10년을 가면 최종 금액은 약 2800만 원이다.

증권사에서 ETF 포트폴리오로 연 6% 정도 수익을 노린다면 약 3200만 원이 된다. 400만 원 차이다.

이 차이가 바로 기관 선택이 만드는 결과다.

개설 후 3개월, 실제로 느낀 것들

IRP를 개설하고 3개월이 지났다. 매달 200만 원씩 입금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계좌를 확인했을 때 600만 원 중 세제혜택으로 받은 52만 8000원과 운용 수익 약 15만 원이 더해져 있었다. 수익률은 약 약 2% 정도였다.

아직 시장이 좋지 않아서인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하지만 이 계좌는 10년, 20년 단위로 봐야 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단기 수익률에 흔들리지 않기로 했다.

한 가지 알게 된 건, IRP는 개설만 해서는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한다. 내가 선택한 ETF 세 개의 비율을 6개월마다 재조정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S&P500 (시점 변동)%, 배당 ETF 25%, 채권 ETF 15%로 배분했다. 3개월 뒤 S&P500이 많이 올라서 비율을 조정했다. 이런 작은 관심이 장기 수익을 만든다.

프리랜서라면 더 일찍 시작했으면 좋겠다

나처럼 사업소득이 있는 프리랜서나 자영업자라면 IRP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국민연금이 없으니까다. 그리고 은행과 증권사 중 고를 때는 자신이 어떤 상품으로 운용하고 싶은지 먼저 정해야 한다. 안정성을 원하면 은행, 수익성을 원하면 증권사. 내 경우는 30년 이상 운용할 시간이 있으니 증권사의 ETF 포트폴리오를 택했다. 이건 개인차다.

IRP 계좌 개설은 어렵지 않다. 어려운 건 그 다음이다. 꾸준히 입금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시장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것.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나처럼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수수료표를 읽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기관을 고르길 바란다. 그게 노후를 준비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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